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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가정에서 유류분 권리자는 누구?

엄정숙 변호사 "재혼가정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요건부터 확인해야"
양측 부모의 직계비속(친자녀) 관계만 상속권 및 유류분권 있어
재혼 후 태어난 자녀는 부모 양측 자녀에게 유류분 주장 가능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친아버지가 재혼하시고 새어머니와 함께 살고 계십니다. 재혼 당시 새어머니에게도 자녀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저에게만 모든 재산을 증여하셨습니다. 만약 아버지께서 돌아가신다면 새어머니 자녀가 저에게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재혼가정에서 증여재산을 두고 자녀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친형제 사이에 증여재산을 두고 다투는 유류분 분쟁과 달리 재혼가정에서 유류분 싸움은 간단치 않은 문제다.

 

17일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재혼가정에서 증여재산에 관한 유류분 분쟁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재혼가정에서 유류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자(유류분권자)인지 요건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재산을 증여해준 피상속인(부모)이 나를 낳아준 친부모가 맞는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즉 자녀의 경우 나를 낳아준 친부모의 재산에 관해서만 상속 및 유류분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재혼한 배우자도 상속과 유류분에 관한 권한이 있다. 따라서 아버지가 친자녀에게 모든 재산을 증여했다면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인 새어머니이며, 그 자녀는 상속권 및 유류분권이 없다.

 

유류분제도란 법이 정한 최소의 상속금액을 말한다. 형제가 두 명만 있는 경우 원래 받을 상속금액의 절반이 유류분이다. 부친의 증여재산이 총 2억원일 때 상속금액은 각각 1억 원씩이고 유류분 계산으로는 그의 절반인 5000만원씩이다.

 

반면 재혼가정에서 새어머니가 자신의 자녀에게 모든 재산을 증여하고 돌아가셨다면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엄 변호사는 “재혼가정에서 새어머니가 모든 재산을 자신의 친자녀에게 증여하고 돌아가신 상황이라면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아버지)뿐”이라며 “아버지 측 자녀는 새어머니 측 자녀에게 유류분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재혼가정에서 자녀가 부모 양측자녀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유류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엄 변호사는 “재혼 후 부부 사이에서 낳은 자녀가 존재한다면 가능하다”며 “재혼 후 낳은 자녀는 양측 부모의 직계비속(친자녀)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혼가정에서 상속 및 유류분 분쟁은 더 복잡한 경우가 많지만, ‘친족이냐 아니냐’만 따져보면 생각보다 단순하다”고 귀띔했다.

 

유류분청구소송은 돌아가신 분 유언에 따라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를 상대로 나머지 상속자들이 유류분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이다. 유류분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유류분소송센터의 ‘2022 유류분소송통계’에 따르면 유류분반환청구소송 기간은 짧으면 2개월 길게는 2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