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반도체 부족 때문에” 자동차 연말까지 출고지연 불가피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반도체 공급난으로 자동차 출고지연이 옄말까지 지속될 것 같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계의 판매가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말쯤 가야 신차 출고가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3일 플랫폼 겟차가 고객 계약정보를 통해 이번 달 국산차의 출고 시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신차 인도 기간은 짧게는 4주, 길게는 18개월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5월 초와 비교하면 모델별 대기 기간은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평균 출고 기간은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현대차의 인기 세단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의 가솔린 모델은 출고 대기 기간이 각각 10개월, 3개월, 5개월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대기 기간은 각각 17개월, 6개월, 8개월로 더 길었다. 하이브리드차에는 내연기관차의 1.5배에 달하는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돼 반도체 수급난에 더 영향을 받는다. 이중 아반떼 가솔린과 HEV, 쏘나타 HEV는 3개월 전보다 인도 기간이 1∼5개월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출고 대기기간도 3개월 전보다 더 길어졌다. 이달 투싼과 싼타페 가솔린 모델의 예상 인도 기간은 각각 9개월로 지난 5월 대비 각각 3개월, 2개월 늘어났다. 투싼과 싼타페 HEV 모델의 대기 기간도 각각 1개월, 6개월 늘어난 13개월, 18개월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출고 기간이 짧았던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세단과 SUV 가리지 않고 차량을 인도받기까지는 6∼18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인도 기간이 3∼12개월이었던 5월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현대차보다는 상황이 조금 낫지만 같은 그룹사인 기아의 출고 지연 현상도 여전했다. 기아의 대표 세단인 K3, K5의 예상 출고 기간은 각각 4개월, 7개월로 3개월 전보다 1∼2개월 늘었다. 또 시그니처 SUV인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은 출고까지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월과 비교해 1개월 더 길어진 것이다.

 

다만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전기차는 인도 기간이 다소 짧아졌다. 기아의 전용 전기차인 EV6의 출고 대기 기간은 지난 5월 18개월이었지만 이번 달은 14개월로 4개월 짧아졌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모델이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현상도 현대차·기아의 전 차종에서 나타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서서히 약해지고 있지만, 아직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난 여파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