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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시대 중도금 무이자 아파트 눈길

역대급 금리인상 양상에 소비자 부담 가중…금융권 가계대출도 감소세 전환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기준금리의 급등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하는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8월 초 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25%다. 기준금리는 지난 2014년 8월 2.25%, 10월 2%를 기록한 이래 단 한번도 2% 선을 넘지 않았다. 약 8년 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온 셈이다.

 

그러나 2020년 5월 0.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약 2년만에 1.75%p 급등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에 대해 1.75%에서 2.25%로 0.5%p를 단번에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데 이어 미국 기준금리(2.5%)와의 격차를 근거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예컨대 1금융권에서 3억원을 빌려 거치기간 없이 30년간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상환할 경우, 1.75% 금리를 단순 적용하면 이자총액은 약 8600만원이지만, 2.25% 금리를 적용하면 이자총액은 약 1억1300만원으로 3000만원 가까이 증가한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만큼 실제 늘어나는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시중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 후반대임을 감안하면 3억원을 30년간 빌릴 경우, 이자금액만 해도 2억7000만원(금리 4.9% 기준, 원리금균등상환방식)을 넘어선다.

 

그러나 같은 금액을 같은 기간동안 3.9% 금리로 빌리면 이자총액은 2억940만원으로 6000만원 가량 적다. 물론 차주 신용도와 여신 한도 등에 따라 실제 이자액은 상이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자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위원회의 '7월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기타 대출 감소폭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준금리 급등의 여파는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추세다. 중도금 이자 부담이 없는, 혹은 이자납입 부담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단지들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청약을 접수한 전국 49개 분양단지 중 1순위에서 청약접수를 마감한 단지는 ▲힐스테이트 마크로엔 ▲창원자이 시그니처 ▲ 나운 금호어울림 센트럴 포함, 6개 단지에 그쳤다.

 

이들 단지 중 나운 금호어울림 센트럴은 중도금 무이자 조건, 나머지 5개 단지는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적용, 이자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덜어줬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나머지 43개 단지들의 경우, 중도금 무이자 조건의 ‘쌍용 더 플래티넘 삼계’ 등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는 등 침체 양상이 두드러졌다.

 

아예 중도금 납입조건을 무이자로 전환하는 현장도 나오고 있다. GS건설이 시공하는 '은평자이 더 스타'는 중도금에 대해 무이자 적용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유상옵션도 모두 없애 소비자 부담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라면 이자비용을 줄임으로써 금리인상 리스크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매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금리와 집값 등락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산가치 증감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