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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25%P 올려...기준금리 2.5%

한국은행 사상 첫 4차례 연속 금리 인상...기준금리 2.5%
물가상승률 전망치 5.2% 상향...경제성장률 2.6%로 낮춰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기준금리가 2.5%로 또 오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연 2.25%이던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P) 올리기로 결정하고 나섰다. 지난 4월과 5월, 7월에 이어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4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현재 고물가, 고환율 상황에 처한 데다 미국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속적인 고물가와 고환율,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등이 맞물린 가운데 한은이 하반기 남은 금통위에서도 1~2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최종 금리가 2.75%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로 0.25%p 인상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반영되고, 장단기 시장금리와 예금·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년 8번 금통위를 열어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이 네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 각각 0.25%p씩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도 단행했다. 올해 1월 기준금리가 1.25%였음을 감안하면 7개월 만에 1.25%p 인상된 것으로 역대 최대폭이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린 데는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6.3% 뛰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5월과 6월 상승폭이 각각 5.4%, 6%였음을 감안하면 물가가 점점 가파르게 치솟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박은 지속형이다. 7월 생산자물가는 한달새 0.3% 상승, 8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산자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심리인 기대인플레이션도 문제다. 한은이 지난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7월(4.7%)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앞서 한은은 그동안 물가상승률 전망을 3차례 수정했다. 당초 2.0%에서 2월 3.1%로 상향한 데 이어, 이날 4.5%로 재차 올렸고 8월 5.2%로 다시 수정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2.0%와 비교하면, 사실상 물가는 통제 범위를 벗어난 셈이다.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짐에 따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2.7%로 하향한 데 이어 재차 경제성장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

 

물가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 6월과 7월 두달 연속 0.75%P 금리인상을 단행했는데 9월에도 큰 폭의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한미간 정책금리 상단은 같아졌다. 그러나 9월 또다시 미국이 0.50%P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미간 금리차 역전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더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