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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증가율 고용의 질 악화 속 임원만 증가

직원 2.5% 증가대비 임원 9.9%증가로 4배 차이 벌어져
정규직 남성 직원 감소한 반면 기간제 남성 38% 증가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이 직원수는 정체한 반면 임원수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의 정함이 있는 정규직 직원들의 수는 정체한 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기간제 직원들의 수가 대폭 증가해 고용의 질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상위 500대 기업들 중 2023년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34개 기업들의 직원들과 임원현황을 분석한 결과 직원수는 지난해 130만1827명에서 올해 133만 5019명으로 2.5% 증가하는 동안 임원수는 1만842명에서 1만1916명으로 9.9% 증가해 직원 증가율의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인원 중 기간의 정함이 있는 비정규직은 지난 해 7만4680명에서 올해 10만 5008명으로 40% 증가하는 동안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직원들은 122만7147명에서 123만 11명으로 0.2% 증가에 그치면서 증가한 직원 3만2659명 중 91.2%인 2만9793명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기간제 직원이었다.

 

또 같은 기간 정함이 없는 정규직 직원의 증가는 2866명에 불과해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규직 직원들의 성별 증감을 보면 여성직원들은 정규직(+2.3%) 기간제(+49.7%)로 증가했으나 남성직원들은 1년 사이 정규직은 91만7645명에서 91만3452명으로 4193명이 감소한 반면 기간제 남성 직원은 5만3722명에서 7만3920명으로 37.6%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사상 최대의 이자수익을 내고 있는 은행들이 이러한 현상이 가장 두드려졌다. 10개 은행들의 직원 수는 8만 9055명에서 올해 8만2328명으로 –7.5% 감소하는 것과 달리 임원수는 181명에서 207명으로 12.6% 증가했다. 직원들의 수에서 기간의 정함이 있는 정규직 수는 –9.8% 감소한 반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기간제 직원의 수는 31.4% 증가하며 대조를 보였다.

 

4대 은행 중 국민은행(정규직 –4.3%, 기간제 +35.2%, 임원 +47.2%), 하나은행(정규직 –5.3%, 기간제 +7.6%, 임원 +7.1%이 두드러졌으며 신한은행(정규직 –1.0%, 기간제 +9.1%, 임원 –8.7%) 우리은행(정규직 –2.6%, 기간제 –0.3%, 임원 –5.0%)은 임원수도 같이 감소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정규직 –60.1%, 기간제 +19.0%, 임원 +7.1%)이 가장 심했으며 부산은행(정규직 –4.7%, 기간제 +63.5%, 임원 +10.5%), 경남은행(정규직 –4.4%, +기간제 33.8%, 임원 +21.4%)도 비숫한 현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건설 및 건자재 업종에서도 기간의 정함이 있는 정규직은 지난 5만5978명에서 올해 5만 776명으로 –9.3% 감소한 반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기간제 직원은 1만7824명에서 2만1622명으로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원들의 수는 982명에서 1124명으로 12.6% 증가하며 정규직 감소와 대조를 보였다. 구체적 기업별로는 삼성물산(정규직 –59.1%, 기간제 +29.2%, 임원 +0.7%), SK에코플랜트(정규직 –27.4%, 기간제+13.0%, 임원 +27.0%), 서희건설(정규직 –4.1%, 기간제 +1.3%, 임원 +5.7%) 정도의 순이었다.

 

철강업종에서는 지난 해 직원 4만3223명에서 올해 4만2578명으로 –1.5% 감소하는 사이 임원은 304명에서 356명으로 14.6% 증가했다. 직원들의 감소에서는 정규직이 1958명 줄어들어 –4.6% 감소한 반면 기간제 직원은 1313명 늘어 114.2%의 증가세를 보이며 대조를 보였다.

 

석유화학 업종에서도 철강업종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석유화학 업종의 29개 기업들의 직원수는 지난 해 6만4753명에서 올해 6만6777명으로 3.1% 증가했으나 정규직은 1792명(-2.8%) 감소했고 기간제가 3816명 증가한 결과였다. 같은 기간 임원들의 수는 977명에서 1078명으로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에서도 지난해 정규직은 2만4261명에서 올해 2만3607명으로 –2.7% 감소한 반면 기간제 직원은 8030명에서 9542명으로 18.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임원들의 수는 677명에서 840명으로 19.4%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심한 증권사들로는 아이비게이투자증권(정규직 –10.7%, 기간제 +15.4%, 임원 +3.8%), 유안타증권(정규직 –8.6%, 기간제 +56.4%, 임원 26.9%), 미래에셋증권(정규직 –7.1%, 기간제 –0.7%, 임원 +24.8%), 대신증권(정규직 –3.2%, 기간제 +9.7%, 임원 +13.3%) 순이었다.

 

반면, 정규직과 기간제 임원들의 수가 고르게 증가한 업종으로는 제약(정규직 +15.6%, 기간제 +100.4%, 임원 +18.1%), IT전기전자(정규직 +8.64%, 기간제 +27.1%, 임원 +7.5%) 서비스(정규직 +8.2%, 기간제 +52.3%, 임원 +22.4%) 순이었다.

 

지난 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로 7959명이 증가했으며, LG이노텍이 2157명, SK하이닉스 1800명, GS칼텍스가 1798명, LG에너지솔루션이 1446명, LG디스플레이가 1384명 등으로 1000명 이상의 정규직 직원이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