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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소비자보호 제도 '빨간불'

'사모펀드 사태' 은행·증권사 등 11곳 소비자보호 '미흡'
금감원, 총 71개 금융사중 우리카드 현대카드 2곳 '우수' 등급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은행과 증권사등 금융사 11곳이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무더기로 '미흡' 등급을 받았다. 반면 전체 조사 대상 71곳중 우수 판정을 받은 금융사는 우리카드와 현대카드 등 단 2곳에 불과했다. 사실상 대다수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제도가 경고장을 받은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총 71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현장 점검을 통해 우수·양호·보통·미흡·취약 등의 종합등급을 산출했다.

 

금감원은 매년 소비자보호실태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는 71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2019년 중 소비자보호실태를 현장점검 해 평가했다. 특히 올해는 소비자보호 지배구조와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혁신 노력 등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결과, 작년과 비교해 2곳이 늘어난 11곳이 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은행은 신한·하나·우리·기업·부산은행 등 총 5곳이고, 증권사는 NH투자·KB·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4곳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2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았다. 미흡 등급을 받은 금융사들은 개선 계획을 금감원에 제출하고 이행사항을 점검받아야 한다.

 

미흡 등급을 받은 은행과 증권사는 라임 펀드·옵티머스 펀드 등 대규모 환매중단을 불러일으킨 사모펀드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보험업권에선 삼성생명과 KDB생명등 두 곳이 사모펀드 사태와 상관 없이 '미흡'으로 평가됐다.

 

금감원은 요양병원 암보험금 미지급으로 분쟁을 겪고 있는 삼성생명의 종합등급을 1등급 하향해 미흡으로 평가했다. KDB생명은 민원 건수, 상품 개발·판매과정의 소비자 보호 체계, 소비자 보호 정책 참여 및 민원 시스템 운영 등 항목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전체 71개 금융사 가운데 '우수' 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우리카드와 현대카드 등 2곳(2.8%)이다. 하지만 나머지 금융사는 '양호' 24곳(33.8%) '보통' 34곳(47.9%), '미흡' 11곳(15.5%) 등 각각 다른 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