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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쿠팡, 美증시 상장 초읽기 돌입

쿠팡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신고서 제출
이르면 3월 상장...상장후 몸값 50조~60조원 추정
공격적 투자 지속...2025년까지 일자리 5만개 목표
쿠팡 관련주 줄줄이 상승...동방·KCTC 등 상한가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쿠팡의 10년 숙원사업인 ‘미국 증시 상장’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2011년부터 밝혀온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세계시장 도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쿠팡을 향해 한국판 아마존이라고 부른다.

 

이에 미국 직상장 이후의 쿠팡의 행보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몸값만 최소 30조에서 최대 50조원에서 최고 60조원까지 거론되면서 쿠팡이 꿈꿨던 한국판 아마존을 향한 과감한 도전을 어떤 속도로 해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쿠팡은 미 증시 상장과 관련, 입직원은 물론 쿠팡친구 등 자회사 직원에 대해서도 1인당 200주 가령을 보너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쿠팡은 또 미 증시 상장이 초읽기 들어갔다는 소식이 본격화하면서 관련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 쿠팡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신고서 제출=쿠팡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클래스A 보통주(이하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 및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쿠팡은 보통주를 뉴욕증권거래소에 “CPNG” 종목코드으로 상장할 계획이다.

 

쿠팡은 당초 하이테크 기업에 개방적인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NYSE에 상장하게 된다. NYSE는 미국 뉴욕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증권거래소이다. 세계 금융 중심지인 월 스트리트의 상징이며 아멕스, 나스닥과 함께 미국 3대 증권거래소로 꼽힌다.

 

기존 상장 기업들의 절차에 따라 쿠팡은 곧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상장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쿠팡의 기업공개(IPO)가 3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 상장설은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 기업중 최소 6곳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며 그중 한 곳으로 쿠팡을 지목했다. 이어 “쿠팡의 IPO가 올해 2분기에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하며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약 32조6700억원) 이상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팡이 지난 2019년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케빈 워시 전 미국 연준 이사를 이사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회계책임자(CAO) 등 임원진에 외국인을 영입할 때마다 나스닥 상장 준비 차원이란 해석을 낳았다.

 

◆경영상황 첫 공개...지난해 매출 13조 돌파=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지금까지처럼 공격적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매출도 10조원들 돌파하면서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더욱 박차를 가해 기업밸류를 더욱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2500억 원)였다. 이는 2019년의 7조1000여억 원보다 약 91% 늘어난 규모다. 적자 규모는 4억7490만 달러(약 5257억 원)로 2019년 7205억 원보다 약 1500억 원 정도 감소했다.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제품을 구입한 적이 있는 활성 고객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480만명으로 2019년 4분기 1180만명보다 25.9% 늘었다. 한국 인터넷 쇼핑 인구를 4800만명으로 볼 때 30.8% 수준이다. 활성 고객 1인당 순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대략 256달러(약 28만3000원)로 2019년 4분기 약 161달러(약 17만8000원)보다 59.0% 증가했다.

 

매달 2900원을 내는 쿠팡의 유료회원제인 ‘로켓와우’ 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 활성 고객의 32%를 차지했다. 로켓와우 회원의 구매 빈도는 일반 가입자의 4배 이상이었다. 쿠팡 가입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매액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첫 구매를 했던 고객의 경우 2017년에는 첫해 구매액의 1.37배를 썼다.

 

이후 2018년에는 1.8배, 2019년에는 2.7배, 가입 5년 차인 지난해에는 첫해 구매액의 3.5배를 썼다. 2017년 가입자는 지난해 가입 첫해보다 3.46배를 더 썼고 2018년 가입자는 지난해 3.6배를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자사 사업의 위험 요소를 설명하면서 ‘사업을 다른 나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혀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나스닥 상장후 몸값 50조~60조원 추정=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 소식에 외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쿠팡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5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계획 소식을 전하면서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IPO 당시 기업가치가 1680억달러(약 186조원)로 평가됐다. 쿠팡의 경우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를 넘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기대된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한달 전 보도에서 언급한 300억달러(약 33조2000억원)를 뛰어넘는 전망치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이날 '한국의 아마존이 IPO를 신청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마존이 미국에서 이견이 없는 승자라면 한국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후원을 받은 이 회사가 우승자"라며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은 한국인 절반 이상이 다운로드한 앱"이라고 소개했다.

 

쿠팡의 미국행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차등의결권이다. 쿠팡이 지난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은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에 일반 주식인 클래스A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경영자가 경영권에 대한 위협 없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김 의장이 가진 주식 1주는 다른 사람이 가진 일반 주식 29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미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공동창업주들에게 일반 주식보다 20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등 미국에선 한국과 달리 의결권이 차등화된 여러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의장이 클래스B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분 2%만 갖고 있어도 58%에 해당하는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의장은 외부의 인수·합병(M&A) 시도를 견제하며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쿠팡이 미 증시 상장을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공격적 투자 지속...2025년까지 일자리 5만개=쿠팡은 수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누적적자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로켓배송' 지역 확대를 위한 물류센터와 풀필먼트(물품 보관·포장·배송·재고 관리를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 확충이 주요 자금 사용처로 손꼽힌다.

 

쿠팡도 상장 신청 서류에서 "현재 우리의 자금 지출 중 상당 부분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성장을 위한 야심 찬 계획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큰 규모의 자본 지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풀필먼트와 물류센터를 건설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배송 시간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2025년까지 총 5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방의 고른 발전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나라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앞으로 서울 외 지역 발전을 위해 인프라와 일자리 창출에 수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앞서 8억7000만달러를 들여 7개 지역에 풀필먼트 센터를 짓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로켓 프레시, 쿠팡 이츠, 쿠팡 페이 등을 언급하며 "우리의 제공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계획도 항상 탐구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쿠팡 쿠친 등 임직원 1인당 '200만원' 주식 제공=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쿠팡이 기존에 밝힌 1000억원 상당 주식 부여 계획중 현장 직원들에 대한 주식 무상 부여 계획을 공식화했다.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는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에 진행되는 일회성 주식 부여 프로그램을 통해 (1인당) 약 2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올해 3월 5일 기준 쿠팡과 자회사에 재직 중인 쿠팡 배송직원(쿠팡친구)과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 레벨 1∼3의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이다. 이들 중 그동안 주식을 부여받은 적이 있는 직원은 제외된다.

 

이들에게 나눠 주는 주식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 주식을 받은 날로부터 1년을 근무하면 50%를, 2년 근무하면 나머지 50%를 받는 방식이다. 이번 이메일은 대상자에게만 발송됐으며 개별 부여 주식 수 등은 다시 공지할 계획이다. 쿠팡은 16일부터 주식 부여 대상자들을 위한 상담 콜센터를 운영한다.

 

앞서 쿠팡은 12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통주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쿠팡은 신고서에서 쿠팡맨 등 일선 직원들에게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12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신고서에서 “일선 근무자와 비 매니저급 직원들에게 최대 1000억원 주식 보상을 승인할 계획”이라며 “노동 일선 현장에 있는 피고용인도 주식 보유자로 만들어주는 기업으로는 쿠팡이 한국 최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증시' 상장 추진 소식에 쿠팡 관련주 일제히 급등=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결정되면서 관련주로 꼽히는 동방, KTH, KCTC 등이 동반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쿠팡 물류 전담 운송 회사인 동방은 오전 10시 기준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전 거래일 대비 2300원(29.99%) 오른 99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쿠팡 물류 협력사로 알려진 KCTC 역시 1415원(29.88%) 올라 6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KTH는 2760원(29.87%) 오른 1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H는 KT 자회사로 최근 쿠팡이 출시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쿠팡플레이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또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에 주요 인기작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쇼박스도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쇼박스는 이날 오전 9시45분 기준 전날보다 710원(16.86%) 오른 49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쇼박스는 이날 장중 22.8% 급등하며 5000원 선을 넘기도 했다.

 

쇼박스는 1000만 영화 '도둑들'을 비롯해 9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과 '관상' 등 대표 흥행작 51편을 쿠팡플레이에 공급한다. 쿠팡 물류차 생산 회사로 알려진 오텍은 1950원(14.77%) 오른 1만51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쿠팡 거래 관련 전자 결제 기업인 다날은 465원(9.40%) 올라 5410원을 기록중이다.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는 연휴 기간 알려진 쿠팡의 미국 상장 소식이 주요했다. 쿠팡의 기업공개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관련주는 물론 종합물류 시장 전체에 수혜가 돌아갈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