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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M&A·반도체분야 공격적 투자 예고

금고에 현금 100조대 쌓여...굵직한 국내외 M&A 가능성 기대감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수할까…자동차 전동화 시장에 맞춰 투자 검토
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키기 위한 생산설비 투자 강화할 가능성 높아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향후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과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 등 국내외 투자를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116조2601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69년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현재 반도체 시장 전망이 우호적이고 갤럭시S21 판매 호조 등으로 삼성전자는 추가적인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자동차 전장회사 하만을 인수한 이후 굵직한 M&A를 시도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우려로 적극적인 투자에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윤호 사장은 “M&A 대상 기업을 신중히 검토해 왔고 준비했다”며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달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임직원들에 처음으로 옥중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이 삼성전자의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는 수급 불균형으로 반도체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생산업체는 마진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생산라인 증설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는 자동차 시장의 페러다임이 전동화로 옮겨 가면서 반도체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평균 200~300개 수준에 불과하고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규모는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자율주행차, 플라잉카 등 전동화 시장의 규모가 커질수록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오는 2040년 1500억~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생산에도 강점이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는 1992년 처음 도입된 8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통해 생산되지만 5나노 기술을 적용하는 12인치 웨이퍼는 최신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가운데 5나노 기술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내연기관 대비 탑재량이 10배 증가하는 전기 자율주행차 중심의 고부가 영역으로 전장부품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M&A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신설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평택 3라인에 어떤 설비 라인을 구축할지 결정해야 하며 대규모 인센티브를 시사한 미국에도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공장 증설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인근에 새로운 부지를 확보해 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