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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시스템 반도체’ 총력전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에 171조원 투자
파운드리 위탁부문 집중 투자 통한 경쟁력 확보
SK하이닉스, '파운드리' 경쟁력 확대 선언
모회사 SKT 분할로 투자 여력 개선돼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3일,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시스템 반도체’ 투자 확대를 선언했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로 맞대응 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에 대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양사는 대규모 투자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56%로 1위, 삼성전자가 18%로 2위에 머물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전략에 38조원을 추가한 171조원을 ‘시스템 반도체’에 투자한다. 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 투자 확대를 선언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영토 확장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38조원 추가투입”…삼성전자의 반격=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했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전략에 38조원을 더한 171조원을 ‘시스템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기감이 커진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 투자를 결정했고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IDM) 기업인 인텔도 200억달러(22조61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6%로 1위, 삼성전자는 18%로 2위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양대 축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비메모리는 시스템 반도체로 불리는데 메모리와 달리 설계와 생산 분야가 나뉘어져 있다. 시장 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규모는 2023년 98조원에 달해 전년 대비 29%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메모리 기업 SK하이닉스,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SK하이닉스도 이날 파운드리 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나섰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 투자 확대를 선언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이 미미한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전체 매출중 98%를 메모리 반도체가 책임지고 있어 파운드리 경쟁력은 미미하지만 정부의 ‘K-반도체 전략’에 화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규모를 투자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만큼 SK하이닉스의 투자 결정은 쉽지 않은 상태다.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추가하기 위한 기본 투자규모액이 수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SKT의 기업분할 결정으로 SK하이닉스가 투자전문회사 산하로 들어가 투자 여력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파운드리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점유율은 1%에 불과하고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