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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청약 증거금 58조 몰려...경쟁률 182대 1

첫날 눈치 작전 벗어나며 대거 몰려...내달 6일 코스피 상장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일반 청약이 끝났다. 최종적으로 청약경쟁률 182대 1과 청약증거금 58조원을 기록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상장주관사단인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 4개 증권사가 거둔 통합청약증거금은 58조3020억원으로 집계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00억원)와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SK바이오팜(30조9000억원)은 넘어서는 규모다.

 

첫날 12조원에 이어 마지막 날 약 46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통합청약경쟁률은 182.7대 1을 기록했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해진 투자자들의 눈치 보기로 첫날 경쟁률이 37.8대 1로 저조했던 것을 감안하면 마지막 날 주문이 급증한 셈이다.

 

이번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서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1636만주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이 가장 많은 물량(881만주)을 받았다. 나머지를 한국투자증권(597만주), 하나금융투자(94만주), 현대차증권(62만주)이 나눴다.

 

우리사주조합의 미청약분 34만6358주도 일반청약자에게 돌아간다. 배정물량 중 절반은 일정 수량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들에게 똑같이 배분하는 균등배정방식을 따른다. 만약 청약 건수가 균등배정물량을 초과할 경우 무작위 추첨을 거치게 된다.

 

증권사별 증거금을 보면 KB증권에 28조8572억원이 몰렸다. 이어 한국투자증권(24조1813억원), 하나금융투자(3조757억원), 현대차증권(2조1845억원)의 순이었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이 207.4대 1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증권(178대 1), KB증권(168대 1), 하나금융투자(167.3대 1)가 그 뒤를 이었다. 최소 수량인 10주를 신청한 청약자의 경우 많게는 7주, 적게는 3주를 배정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IPO 사상 최대 규모인 2585조원 규모의 주문이 접수되면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의 최상단(3만9000원)으로 일찌감치 결정 지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부진한 성적이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선정한 피어그룹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이 아니라 해외 인터넷은행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플랫폼의 가치와 사업의 특수성을 외치는 카카오뱅크라도 국내 금융당국의 규제와 국내 은행법을 적용받는 기업일 뿐인데 외국 은행과 비교할 수 있느냐는 것이 골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도를 배제한 채 해외 디지털금융 사업자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한 건 지나치다”고 피력했다. 빅테크기업이 은행산업의 현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앞서 BNK투자증권측은 26일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2만4000원으로 제시한바 있다. 이는 공모가보다 38.46% 낮은 금액이다.

 

카카오뱅크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은 18조5000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지주의 13조2000억원을 단숨에 뛰어넘고, 신한금융지주의 19조8000억원을 바짝 따라붙는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이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5700억원대 순익을 시현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을 높이 샀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월간실사용자수(MAU) 1위를 차지했다. 출범 이후 4년 동안 여·수신과 이자·비이자영업수익도 각각 연평균 64%와 127% 남짓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다음 달 6일 코스피 시장에 데뷔한다. 카카오뱅크가 ‘따상’에 성공해 투자시장의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