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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기부금 코로나 이후 급감…3분기 현재 6000억 줄어

3분기 누적 기부금 1조148억으로 전년비 37.1%↓…공기업 4200억 감소 영향 커
255곳 중 절반 넘는 145곳 기부금 줄여…연말 기부금 1.5조 안팎 작년비 20% 줄듯
삼성전자 1878억원 전체 기업중 기부금 1위…LG생건 매출비 기부금 1% 이상 유일
CEO스코어, 500대 기업 2021년 1~3분기 기부금 현황 분석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코로나19 사태이후 대기업 기부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00대 기업의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6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경기에 대한 우려 심리가 확산되면서 기업의 기부문화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20개 업종 중 작년보다 기부금이 증가한 업종은 생활용품·철강·증권·제약·상사 5개 업종에 불과했다. 생활용품이 유일하게 기부금을 1년 전보다 100억원 이상 늘렸다. 공기업은 4194억원을 줄여 작년 동기에 비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일시적으로 늘렸던 기부금 집행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별로는 전체 255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145개의 기업이 기부금을 줄였다. 삼성전자의 기부금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187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전력공사(880억원)·LG생활건강(683억원)·SK하이닉스(480억원)·포스코(366억원) 등이 기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2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255곳의 2021년 1~3분기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1조1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138억원보다 37.1%(5989억원)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들 기업의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13.8%(186조1941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73.5%(62조6509억원) 늘어난 상태다.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됐는데, 기부금은 오히려 큰 폭으로 줄인 것이다.

 

공기업을 제외한 246개 기업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87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0%(1796억원) 축소됐다. 공기업에서 전체 감소액의 70%에 달하는 4194억원이 줄었다. 작년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한전과 자회사들이 대규모로 기부금을 집행했던 탓에 지난해 증가했던 기부금이 올해 다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비교 시 20.2%(2550억원) 감소하는 등 공기업의 기부금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라면 기업들의 올해 기부금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분기 이들 기업의 기부금은 5649억원으로, 연말 기부문화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1조5000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조1727억원보다 2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전체 20개 업종 가운데 작년 동기대비 기부금이 늘어난 업종은 생활용품·철강·증권·제약·상사 5개 업종뿐이다. 생활용품 업종만 유일하게 기부금이 전년보다 100억원 이상 늘었다. 뒤를 이어 △철강(90억원) △증권(45억원) △제약(23억원) △상사(6억원) 순이었다.

 

기부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공기업(4194억원↓)이었고 △IT전기전자(505억원↓) △서비스(293억원↓) △조선·기계·설비(241억원↓) △은행(231억원↓) 업종이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기부금이 187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2394억원)대비 21.6%(516억원) 줄었지만 2018년(3103억원), 2019년(3577억원), 2020년(3114억원) 모두 기부금 선두를 지켰다.

 

이어 누적 기부금 순위는 한국전력공사(880억원)·LG생활건강(683억원)·SK하이닉스(480억원)·포스코(366억원)·현대자동차(354억원)·GS칼텍스(320억원) 순이었다.

 

이 기간 누적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은 LG생활건강(1.13%) 1곳에 그쳤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높은 곳은 부산은행(0.82%), 씨젠(0.66%), 현대홈쇼핑·한섬(0.46%), 한미약품·SK(0.40%)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