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분석]위례 아파트값 3기신도시 발표후 '급락'

아파트값 2.27% 하락...광교신도시도 1.47% 빠져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이후 1,2기 신도시중 위례·광교·분당·평촌 순으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와 지난해 9·13부동산 대책, 입주물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수도권 1,2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이 처음 발표된 작년 12월24일 대비 평균 0.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9·13대책과 보유세 강화, 공시가격 급등 등 규제가 집중된 서울 아파트값이 0.49% 내린 것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지역은 작년 9·13대책 발표 직전까지 아파트값이 급등한 곳들이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작년 말 신도시 발표 이후 2.27% 하락해 1, 2기 신도시를 통틀어 내림폭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 조사 기준 성남 창곡동 위례22단지 한라비발디 아파트 77㎡는 작년 말 평균 매매 시세가 7억9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현재 7억3000만원으로 거래되면서 하락폭이 7.6%에 달했다. 하남시 학암동 엠코타운플로리체 124㎡는 작년 말 평균 11억7500만원에서 현재 11억1500만원으로 5.1% 떨어졌다.

 

강남 대체신도시로 개발된 위례신도시는 강남권에 인접해 있고 분양가가 저렴해 '제2의 판교'로 불릴 만큼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다. 그러나 당초 올해 말 완공 예정이던 지하철 8호선 위례역이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데다 2008년 광역교통대책에 포함된 트램사업도 장기간 지연되면서 대중교통 여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값 약세에는 인근지역의 새 아파트 입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3월 이 일대 전세시장을 뒤흔든 송파 헬리오시티(9500여가구)를 비롯해 인근 강동구에는 올해 1만가구가 넘는 가구가 입주한다.

 

여기에 덧붙여 하남시의 경우 미사·감일지구 등에서 작년 9200가구에 이어 올해도 3600여 가구가 준공하는 등 전세·매매물건 급증이 예고된 상태다.

 

위례신도시는 7일 정부가 고양·부천 등 3기 신도시와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추가로 발표한 뒤에도 한 주 동안 0.20%가 내려 1, 2기 신도시를 통틀어 낙폭이 가장 컸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최근 북위례 지역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 분양가가 '로또'로 불릴 만큼 시세보다 싸다 보니 기존 주택의 매수세가 감소하고 청약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한 영향도 있다.

 

위례신도시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초 송파·강동 일대에서 전월세 물건이 증가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이니 위례 아파트값도 동반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정부가 그간 지지부진하던 트램 건설을 공공으로 전환해 신속히 추진한다고 하니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도 덧붙였다.

 

위례에 이어 광교신도시는 지난해 말 대비 1.47% 내려 1, 2기 신도시중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광교신도시도 서울 출퇴근 교통비용이 만만찮고 인근 용인 일대에서 올해 1만3000여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하는 등 공급 리스크도 안고 있다.

 

수원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 80㎡는 작년 말 국민은행 평균 시세가 5억8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달들어선 5억3000만원으로 8.6% 떨어졌다. 이의동 자연앤힐스테이트 110㎡도 10억원에서 9억6000만원 선으로 4.3% 내렸다.

 

1기 신도시인 분당신도시와 평촌은 각각 지난해 말 대비 1.03%, 0.64% 하락했다. 이들 지역은 3기 신도시 발표보다는 9·13대책의 영향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강남 아파트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당 신도시의 경우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작년 말 대비 아파트값이 2.47% 떨어져 강남구 하락폭(-2.53%)과 맞먹었다.

 

최근 3기 신도시 발표로 시끌한 일산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는 작년 말 대비 아파트값이 각각 0.31%, 0.22% 하락했다. 고양 창릉·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추가 후보지 발표 이후 부족한 교통여건 등의 문제가 부각되며 일주일 새 각각 0.10%, 0.03% 하락하는 등 3기 신도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이달 초 3기 신도시 발표후 0.20% 내려 위례와 함께 1, 2기 신도시중 주간 낙폭이 가장 컸다. 반면 1기 신도시인 부천 중동은 작년 말 대비 1.37% 올랐다. 양주신도시도 1.44% 상승했다. 현재까지 3기 신도시의 영향이 미치지 않고 잇다는 게 김포 한강신도시 일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

 

이미윤 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차장은 "1,2기 신도시들이 입지에 따라 정부의 9·13대책과 3기 신도시 건설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서로 다르게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3기 신도시 건설로 공급이 늘어나지만 1, 2기 신도시의 교통여건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어 앞으로 기존 신도시 집값도 상당히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