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삼성-SK-현대차-LG”...‘4대 천왕’ 사외이사 권한 강화한다

삼성 선임사회이사제 도입...SK,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
현대차, 사외이사 강화된 이사회...LG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구광모 회장 등 투명경영 의지 확고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삼성, SK, 현대차, LG 등 대기업들이 투명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는가 하면 이사회 의장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선임사회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 그룹이나 여성 등도 대기업 사외이사 명단에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압 방패막이’, ‘거수기’ 등 오명의 타킷을 자초했던 대기업 이사회가 사외이사 개편을 통해 투명경영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달 31일 SK 14개 관계사의 사외이사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SK 성장을 위한 통찰력’을 주제로 ‘SK 디렉터스 서밋 2023’을 열고 이같이 뜻을 피력했다. SK 사외이사들은 각 관계사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독 기능 확대를 위해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의가 회사 내부 감사기구를 직접 감독함으로써 경영 리스크를 사전 및 사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는 사외이사들이 거버넌스의 주요한 축으로서 서밋을 통해 그룹 경영 아젠다를 논의해 나가도록 한다는 의미다. SK는 또 이사회가 수립한 정책과 규정에 맞춰 경영진과 구성원이 투자 및 경영 관련한 구체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사회는 CEO가 균형감 있는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경영활동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지검토하고 피드백 주는 활동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SK 각 관계사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경영진 견제 및 감독 시스템 등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사이이사 역할을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은 최근 삼성SDI, 삼성SDS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해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다.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때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뽑아 일방통행식 경영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은 계열사의 선임 사외이사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도 사외이사진이 강화된 선진국형 이사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 이사회 정원을 11명에서 13명으로 확대했다. 또 여성 사외이사도 2명으로 늘리는 조치를 취했다. 이뿐 아니다.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을 사외이사로 발탁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이사회 권한을 크게 확대했다. LG는 지주 부회장의 계열사 이사회 의장 겸직을 축소하는 대신 각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사회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LG가 주목하는 대목은 사외이사 역할 및 권한 강화다. 앞서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 등은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사외이사가 기업의 방패막이나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ESG경영이 확산되면서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과 투명경영 차원에서 전문가 중심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동시에 사외이사 권한을 강화하는 기업이 증가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