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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5년 연속 영업익 1위 ‘적신호’

CXO연구소, 1996~2022년 상장사 영업익 현황조사
2009년 후 15년 만에 수성위기…현대차·기아 맹추격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삼성전자가 15년 만에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이 10조원에 육박했다. 4분기(10~12월)엔 16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야만 1위를 수정할 수 있다.

 

이같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는 현대차나 기아에게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줘야한다. 삼성전자의 15년 연속 영업익 1위 신화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CXO연구소는 16일 '1996년~2022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변동 현황'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7조3871억원을 기록한 2009년부터 지난해(22조 3193억 원)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올해는 3분기까지 별도 누적 적자만 9조7748억 원에 달해서 4분기에 실적을 만회하더라도 연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수성할 가능성이 낮다. 별도 기준으로는 국내 상장사중 기아와 현대차가 각각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4조9646억원, 4조3737억원으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도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누적 영업이익은 3조7422억원으로 같은 기간 현대차 영업이익 11조6524억원보다 8조원 가까이 적다. 2위인 기아의 영업이익 9조1421억원에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현재로서는 현대차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올해 국내 상장사중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1996년(한국전력), 2008년(포스코홀딩스) 등을 제외하고 매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 1997~2007년 11년 연속, 2009~2022년 14년 연속 1위를 지켜내는 기록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조168억원으로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듬해엔 21조8070억원으로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또 2017년 34조8570억원으로 30조원시대를, 2018년 43조6994억원으로 40조원시대를 각각 개척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20조5189억원), 2021년(31조9931억원), 작년(25조3193억원)에도 20조~3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 4분기 42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뒤 갈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적자 행진은 올해도 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3조9087억원, 2분기 3조6981억원, 3분기 2조1679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같은 적자 행진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누적 영업적자는 9조7748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이유로  CXO연구소측은 삼성전자가 별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수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2009~2022년 삼성전자 4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 수준이다. 4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 적은 2017년(11조2594억원) 단 한차례 뿐이다. 올해 1위를 하려면 최소 1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야한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업황 때문에 삼성전자가 올해 단기 경영 부진을 피할 수 없다 해도 중장기적으로 신제품, 신사업 등을 적극 육성해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년에는 조직 분위기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고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