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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사 '정면충돌' 탈출구 없나?

노조, 임금인상 등 요구...사측, GM본사 ‘글로벌 구조조정’ 인식해야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한국GM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임금인상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협상 단체교섭 지연에 맞서 쟁의권을 확보하려던 파업권 확보 시도가 중앙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 결정으로 일단 불발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실정이다.

 

앞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중앙노동위원회에 파업권 확보를 위해 노동쟁의조정신청를 신청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파업권 확보엔 실패했지만 한국GM 측은 노동쟁의조정를 재신청을 검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GM은 글로벌 구조조정에 들어간 GM 본사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경우 자칫 한국GM을 포기하는 최악의 카드를 선택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니다. 이같은 차원에서 한국GM은 노조측의 요구안을 100%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GM 노사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한국GM 노조는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가결했다. 노조는 이를 바탕으로 파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획득한 만큼, 임금 인상 등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 내부에서도 2019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임단협)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무리한 파업으로 노노갈등 및 사회적 지탄을 받고 파업을 철회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사례를 의식한 영향도 있다. 이처럼 노조 내부에서 조차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업계는 한국GM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 신차 ‘트레일 블레이저’의 생산 및 수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GM의 차세대 전략차종으로 최근 인기가 상승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로 제작될 전망이다. 부평 1공장에서 연내 시범 생산에 들어갈 계획인 트레일 블레이저는 내수 판매뿐 아니라 한국GM의 글로벌 수출 차종으로서 주력 모델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모델이다.

 

현재 미국GM 본사가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국GM이 어렵게 배정받은 신차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할 경우 GM 본사측 구조조정의 칼끝이 한국지엠으로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한국GM 전체 수출 물량의 60% 가량은 SUV가 차지하기 때문에, ‘트레일 블레이저’의 안정적인 생산 및 수출 정상화는 앞으로 한국GM의 명운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한국GM 노조와 사측의 극한 대립 이면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에 대한 노조 측의 불신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노조 측은 임단협뿐 아니라 모든 협상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이번 임단협 과정에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한국GM의 외국인 임원들도 노조 수뇌부를 믿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임원 감금 사태 등을 자행한 노조 수뇌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임원들은 실제로 임단협 교섭장 선정 문제를 두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며 장소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힘겹게 배정받은 트레일 블레이저의 성공적인 생산 및 수출을 위해서라도 노사는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GM 본사는 글로벌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며 상당수의 인원 감축을 진행중이다. GM 본사와 서로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한국GM의 현 상황이 어떻게 종료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GM 본사의 경우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이미 상당수의 인원을 정리해고하는 실정이다. 한국GM이 지속적인 파업 및 노사의 격한 대립이 지속할 경우 미국 GM 본사가 한국GM을 ‘포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