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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4년 만에 첫 위기감 느낀다”

“日 수출규제 장기화 땐 힘들어”…그래도 버틸 저력 있다"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IM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노트10 기자간담회에서 위기감을 토로하고 나섰다. 고 사장이 삼성전자의 위기상황을 출입기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이어지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갈등 등이 겹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의 어려운 현실을 고스란히 표현한 내용이란 점어서 주목된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10 언팩을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항해 앞으로 3~4개월은 버틸만한 소재와 부품을 확보해 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고 사장은 평소 대범한 모습과 다르게 현 경제 상황과 대내외 환경에 대해 다분히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는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예측조차 어려울 정도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이같은 상황이라면 내년엔 위기상황이 닥칠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고 사장은 “버텨내면서 삼성의 기술력을 보여준다면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일본정부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지난 7월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과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역시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이 스마트폰 제조의 필수 부품이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규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 사장은 "현재로선 직접적으로 갤럭시노트10이나 갤럭시폴드 등 신제품에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최대 4차벤더까지 부품 및 소재 공급사와 연계됐다는 점을 감안, 직접적 타격을 받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에도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부품과 소재의 일본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까지 투입하고 있지만 이를 국산화하려면 최소 1년 넘는 시간이 걸려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 사장은 "관련 물량이 바닥날 경우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 CEO의 의무이지만 한일관계와 국제정세는 지난주와 이번주가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를 정도로 변화가 심해 한치앞도 예상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시장에서 가장 나쁜 것은 침체나 하강이 아니라 '불확실성'인데 수출규제로 인한 부품·소재 상황은 불확실성 그 자체라고 했다. 고 사장은 이어 "아무리 어려워도 솟아날 구멍은 있고 우리가 잘하면 고객이 우리를 인정해준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아 알기 때문에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