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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3분의 1 반려동물 양육

외로움 느끼는 1인가구·딩크족 등 반려동물 가구 늘어
“펫코노미 성장 규모, 2027년엔 6조원 달할 것”
반려동물과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상품 등장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전국민의 3분의 1이 반려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 아닌 동물이 반려, 즉 생을 함께할 짝으로 여겨지게 된 데는 1인 가구가 급증한 까닭이 크다.

 

통계청의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1인 가구중 18.3%가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는 깊은 정서적 유대를 나눌 다른 존재가 필요하며, 반려동물은 함께 삶을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또 다른 가족의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속속 출시되며 반려동물 산업도 가파르게 성장하며, 소위 ‘펫코노미’(펫(pet)과 이코노미(economy)를 결합어)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추산한 2020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약 3조 4,000억 원. 전문가들은 이런 속도라면 2027년에는 무려 6조 원에 달할 것이라 예측한다.

 

이러한 펫코노미를 이끄는 주축은 ‘펫팸족’이다. 펫(pet)과 패밀리(family)를 결합한 신조어인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뿐 아니라 자녀 대신 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딩크펫’, 동물을 직접 키우지는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반려동물 문화를 즐기는 이를 말하는 ‘뷰니멀족’ 등의 등장도 눈에 띈다. 이들은 반려동물이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일상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75.3%는 반려동물을 집에 혼자 남겨두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40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집에 가장 오래 머무는 존재는 반려동물이다.

 

특히 재택근무와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반려동물과 함께 ‘집콕’하는 가정 또한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에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호텔과 펜션 등 숙박 시설은 물론, 임대 주택 등 반려동물과 함께 할수 있는 주거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더 나은 도시 생활'을 목표로 새로운 주거 솔루션을 설계하는 SK디앤디(SK D&D)는 서울 강남구에 반려동물 전용 세대를 보유한 코리빙(Co-living, 공유 주거) ‘에피소드 서초 393(이하 에피소드 서초)’을 선보였다. 에피소드 서초는 설계 단계부터 펫팸족의 생활 양식을 고려한 것이 특징으로, 펫 프렌들리한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하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에피소드 서초의 펫 특화 세대인 ‘소울메이트 B타입 룸’엔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건강한 공존을 위한 인테리어가 한곳에 모여 있다. 내구성이 강한 마감재를 사용하고 몰딩을 높여 발톱으로 인한 긁힘이나 오염을 최소화했으며, 바닥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미끄럼을 방지한 논슬립 바닥재로 제작했다.

 

반려동물의 시선에 맞춰 낮은 비밀 공간도 곳곳에 설치해 반려동물만의 공간도 만들었다. 공간을 나눠주는 중문을 통해 소음을 차단했고, 화장실엔 반려동물 전용 샤워 거치대를 설치해 두 손을 자유롭게 쓰며 반려동물을 씻길 수 있게 했다. 놓치기 쉬운 디테일을 배치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또한, 입주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에 펫 전용 공간을 만들어, 건물 내에서도 충분히 안전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놀이기구를 갖춘 펫 플레잉존이나 펫 전용 루프탑에서는 산책이나 자유롭게 뛰어놀기 좋으며, 펫 플레잉존 내 전용 스파룸에서 목욕도 바로 시킬 수 있다. 또한, 펫 플레잉존 내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종합 플래그십 스토어 브랜드 프랑소와펫이 카페를 운영, 반려견을 위한 음료 및 간식을 판매한다.

 

이에 더해, '프랑소와펫'은 지하 1층에 입점해 반려동물 용품은 물론, 미용 서비스와 유치원, 호텔까지 한 공간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반려동물을 이해하는 교육도 준비되어 있다. 펫 전용 세대를 위한 1:1 방문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입주자에겐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반려동물 산업의 부흥으로 최근 가장 크게 들썩이는 곳은 ‘펫테리어(pet+interior)’ 업계다. 생활 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은 고양이와 집사가 함께 쓰는 펫가구인 ‘캐스터네츠’를 선보였다. 집사 및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 만들어진 일룸의 '캐스터네츠' 시리즈는 반려묘에게 꼭 맞는 옵션 선택과 다양한 아이템의 세밀한 조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어떤 인테리어에도 어울리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반려묘와 집사 모두의 로망을 실현해 준다.

 

반려동물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자재도 다방면으로 개발되어 펫팸족의 니즈를 공략하고 있다. 한솔홈데코는 반려동물 바닥용 마감재 ‘펫마루’를 선보이며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한 적정 범위의 논슬립 기술을 적용했다. 미끄러움을 줄여주는 '안티 슬립' 기술이 적용된 LG 하우시스의 바닥재, 노루페인트의 바닥용 페인트인 ‘예그리나스톤플로어’도 미끄럼방지 기능을 더했다.

 

펫가전도 호황이다. LG전자는 올해 펫케어 기능을 갖춘 트롬 세탁기와 건조기를 선보인데 이어 7월 말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펫 알파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했다. 펫 모드로 설정해두면 오토 모드보다 강한 풍량으로 공간을 청정한다.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는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를 탑재해 집 안에 홀로 남은 반려동물의 일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잇따라 출시된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펫케어'는 탈취 전문 필터와 펫 털 극세 필터가 적용되어 있어 반려동물의 체취와 대변, 사료 냄새 등 각종 냄새를 손쉽게 제거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