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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저렴한 ‘규모의 경제’ 갖춘 대단지 아파트 각광

관리비 폭탄 이슈로 떠오른 대단지 아파트 '규모의 경제' 주목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경기도 삼송지구 전용면적 74㎡ 아파트에 사는 주부 A 씨는 최근 받은 관리비 고지서에 화들짝 놀랐다. 1월 도시가스비를 제외한 관리비가 40만원을 훌쩍 넘어 50만원 가까운 47만원 정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10만원 이상, 30%가량 높아진 금액이다. 한 푼이라도 줄이겠다며 21~22도 정도로 낮추고 두꺼운 옷을 입어 보지만, 아이가 있는 상황이라 무작정 실내온도를 낮출 수도 없다. 게다가 2월부터는 전기요금마저 크게 올라 관리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뉴스에 맘이 무겁다.

 

가스비 요금 인상과 더불어 한파까지 겹치며 집집마다 ‘관리비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단지 아파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 단지 규모가 클수록 관리비 부담이 덜하다. 단지 크기와 상관없이 기본인력과 함께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는 주택관리사, 전기, 열 관리기사 등의 다양한 인력들이 필요한데 세대수가 클수록 세대당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 공동주택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1㎡당 공용관리비는 150~299가구 단지는 1363원, 300~499가구는 1223원, 1000가구 이상은 1135원으로 세대수가 많을수록 공용관리비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서울 2015년에 입주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1608가구)’와 2017년에 입주한 ‘대치 SK뷰(239가구)’를 비교한 결과 래미안 대치팰리스가 대치 SK뷰에 비해 공용관리비가 약 28%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면적 기준 1㎡당 공용관리비는 1560원, 대치 SK뷰는 2168원을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단지 아파트는 우수한 주거 여건으로 수요가 풍부해 하락장에서도 가격 방어에 유리하고 환금성도 높다”며 “관리비 폭탄 이슈까지 불거진 현 상황에서 고정지출비용 절감 효과까지 있는 대단지 아파트의 인기는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리비를 절약 할 수 있는 대단지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분양시장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선보이는 곳은 39개 단지, 총 6만9555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일반분양 분은 3만7870가구로 서울, 인천, 경기 등을 중심으로 계획돼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규모 자체에서 오는 상징성과 희소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규모가 큰 만큼 대형 건설사가 시공에 나서 브랜드 가치와 우수한 상품설계가 더해져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