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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정몽준’ 정기선 부회장 승진…HD현대 ‘3세경영’ 개막

정기선 부회장 ‘3세 경영’ 시대 개막...조선사업 체질 개선 공로
정유·건설기계·전력기기 등 실적 개선...게열사 사장단 인사 단행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는 정 부회장 승진을 신호탄삼아 3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됐다. 정몽준 회장의 장남인 정 부회장은 향후 HD현대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 등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HD현대는 올해 그룹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정 사장은 이날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연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사장을 거쳐 10일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정 부회장은 2010년대 말 세계 조선 경기 불황으로 그룹에 직면한 큰 어려움에도 중장기적인 회사의 체질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조선 불황기 당시 선박 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회사 생존을 위한 일감을 확보하고 미래 선박 연구개발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에는 선박 서비스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를 출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정 부회장은 조선업 외에도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사업 경쟁력 확보에 앞장섰고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해 왔다.

 

정 부회장은 그룹의 수소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그룹사 역량을 결집한 수소밸류체인 구상을 공개했다. 지난해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 투자계약과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와 협력 강화 등 에너지와 IT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에 공이 있다.

 

정 부회장은 주요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자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5년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진두지휘하며 합작조선소 IMI 설립을 주도한 이후, 2021년에는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 체결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직접 만나 양자 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어 올해 초엔 'CES 2023'에서는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오션트랜스포메이션'을 그룹의 미래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내년 초에 열리는 'CES 2024'에서도 기조연설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새로운 조직 문화 구축에도 힘을 쓰고 있다. HD현대는 자녀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등 과거 보수적인 제조업 중심 기업문화를 대폭 손질하고 있다.

HD현대는 이날 계열사 임원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 오승현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부사장과 강영 HD현대중공업 부사장 등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또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부사장,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부사장, 고영규 HD현대케미칼 부사장이 각각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은 공동대표이사로 안전 경영 및 동반성장을 맡게 된다. 사장으로 승진한 오승현 신임 사장은 HD현대인프라코어의 공동 대표로서 조직 안정화 및 시너지 창출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 받았다. 강영 사장이 경우엔 그룹내 원가회계 전문가로서 현재 기업결합이 진행중인 STX중공업 인수추진 TF를 맡을 예정이다.

 

이번 승진 내정자들은 향후 이사회와 주주총회을 거쳐 대표이사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HD현대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