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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 vs 김재철 '동원'"...'金의 전쟁' HMM 인수전 승자는?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HMM 새주인 자리를 놓고 '金의 전쟁'이 시작됐다. 김홍국 회장의 하림그룹과 김재철 회장의 동원그룹이 HMM 인수전에서 맞붙었기 때문이다. 일단 판세는 초박빙이다. 인수 희망가는 하림그룹이 동원그룹보다 소폭 더 높게 써냈다. 하지만 정성평가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MM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은 23일 본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보유한 HMM 지분 57.9% 3억9879만156주다. 시가로 계산하면 6조5100억원에 달산다. 가중산술평균 주가로 따진다면 6조1000억원 수준이다. HMM 시가총액은 11조2520억원이다.

 

HMM 매각 본입찰에는 지난 9월 예비입찰 절차를 거쳐 적격인수 후보로 선정된 하림과 동원 2개사가 참여했다. 하림과 동원이 적어낸 인수 희망가는 6조3000억~6조4000억원 선이다. 하림이 동원보다 약간 높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동원은 인수 희망가로 6조3000억원대를 적어냈다. 반면 하림은 인수금융을 포함해 최대 6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놨다. 컨소시엄을 함께 꾸린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7500억원을 마련하고, 우호 세력인 호반그룹의 도움도 받는다. 팬오션이 5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하면 호반에서 이를 받아주기로 했다.

 

일단 동원보다 수백억원 더 써낸 하림이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입찰가 부문에선 하림이 다소 동원에 앞선다고 승부를 섣불리 판단할 순 없는 상황이다. 산은이 인수 희망 가격 이외에 자금 조달 계획과 인수 뒤 경영계획 등을 종합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당초 산은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미리 정하는 일종의 ‘가격 마지노선’인 매각 예정가격을 6조원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이는 유찰을 피하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 없는 입찰가라는 게 산은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통상 1~2주가 소요되지만 최대한 빨리 최종 협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게 산은측의 HMM 매각 일정표다. 산은이 유찰을 피하기 위해 현실적인 수준에서 매각 예정가격을 정하면서 유효 입찰은 성사됐다. 최종 판가름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본입찰과 관련,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들어 해운 업황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데다 HMM의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97% 급감하는 등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올들어 심화되는 고금리 분위기도 인수기업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림과 동원 모두 HMM 인수 자금 가운데 상당부문을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해야하기 때문이다. HMM 최종 인수 후보자 선정은 빠르면 12월 초순, 늦어도 12월 중순껜 판가름날 것 같다.

 

HMM 인수전의 결과는 해운물류 업계의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2023년 빅이슈다. 하림과 동원 가운데 누가 승리의 축배를 마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