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포커스]통신3사, 보조금전쟁 'STOP'

SKT·KT·LG유플러스 등 보조금 살포 대신 콘텐츠 차별화 승부수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5G 가입자 유치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그동안 가입자 유치를 위해 선택한 무차별적인 보조금 살포 경쟁을 중단하고 나섰다. 보조금 살포 전쟁이 통신사의 경영난을 위협하는 등 공멸의 위험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각 통신사는 이같은 보조금 살포 대신 차별화된 컨텐츠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 통신사는 올해 상반기 마케팅 및 보조금으로 출혈경쟁을 펼친 만큼 하반기부터는 품질로 승부하겠다며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갤럭시노트10 공시지원금은 28만~45만원이다. 이는 최고 지원금 기준 공시지원금이 70만원에 달했던 갤럭시S10 5G보다 25만원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통신 3사는 5G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네트워크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지원금 확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5G 상용화 이후 출혈 경쟁 대신 서비스 경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앞서 이들은 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 5G 시장 선점에 열을 올렸다. 초기 가입자 유치경쟁이 과열되면서 이통사들은 막대한 공시지원금, 보조금 등을 무차별적으로 뿌렸다. LG V50 씽큐가 119만원대에 출시된 후 첫 주말 가격이 0원으로 떨어졌다.

 

일부 통신사에서는 고객에게 금액을 얹어주는 '페이백'까지 등장했다. 그 결과 통신 3사 2분기 실적은 악화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SK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비용은 728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9% 증가했다. KT는 7116억원으로 16.0% 늘었다. LG유플러스는 10.3% 증가한 5648억원을 마케팅 활동에 쏟아부었다.

 

이를 두고 통신사 내부에선 '비정상'이라고 자평이 이어졌다. 윤경근 KT CFO는 2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현재 5G 초기 시장은 비정상적인 경쟁이다"며 "하반기 여러 종류의 단말이 출시되는 만큼 마케팅 경쟁 이슈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현재 예상보다 5G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지원금 경쟁을 통한 가입자 확대 필요성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통신 3사는 하반기 5G 전용 콘텐츠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인 통신사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와 손잡고 5G 스마트폰과 PC에서 다운로드 없이 이용 가능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선보인다.

 

지포스 나우를 이용하면 스마트폰과 PC는 화면 출력과 입력만을 지원하고 게임에 필요한 컴퓨팅 처리는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뤄진다. 5G 스마트폰은 물론 저사양의 PC나 노트북에서도 고사양의 게임을 몇초만에 스트리밍할 수 있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은 "클라우드 게임은 서비스 질로 5G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왜 LG유플러스를 선택해야 하는지 고객 스스로가 느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세계 최초로 5G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LTE 가입자 대비 VR 이용량이 15배가량 많은 숫자다. '점프 VR'의 콘텐츠를 즐겨 이용하는 5G 고객 수도 LTE보다 8배가량 많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상용화와 함께 VR산업에 뛰어든 콘텐츠 제작사가 늘며 VR콘텐츠 공급도 5G 상용화 전 대비 5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T의 경우 5G 분야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AR, VR,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응용서비스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애니팬 등 6개 회사로 연내 신사업 모델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통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이 다양해지고 커버리지가 확대되면 5G에 대한 니즈가 증가할 것"이라며 "LTE대비 공시지원금 등 비용 경쟁보다는 서비스 중심의 품질 대결이 가속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