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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LG화학 ‘배터리 회동' 성과 없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첫 회동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전기차 배터리 기술·특허 침해 여부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최고경영자(CEO)의 첫 회동이 성과없이 끝났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학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서로의 입장을 1시간 남짓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양사간 분쟁을 중재한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만남 전 일각에선 정승일 산업부 차관이 두 CEO와 3자 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측이 이번 회동을 주선했지만 기업의 지식재산권 문제를 정부가 주재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은 그동안 평행선을 달렸던 양측의 CEO가 처음 만난 것으로 소송 합의 등의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실제 합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총수 회동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다르고 정부가 조율하는 상황도 아니기에 총수들의 결단을 통해서야 갈등이 해소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만 이번 CEO 회동 선에서 합의 여부가 결정되는 등 해결선이 그룹 총수 단계까진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계열사 주요 사건의 진행 상황을 총수에게 보고하진 않을 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기업 현안 결정은 해당 기업 CEO가 내린다는 것이다.

 

양측은 조만간 다음 회동 일정을 확정할 전망이다. 다만 입장차가 너무 크다면 다시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오늘 이후 양측의 공식 입장이 어떤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이 종료된 직후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소송에 성실히 대응하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이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 관계자는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전했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LG화학이 올해 4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인력 유출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국내에서 낸 뒤 이달 3일 미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내며 맞대응에 나섰다.